10년 후가 기대되는 그 아이.



가수 허영생이 좋아 3년을 함께한 팬들이 있어.
상처도 아픔도 많을 테고 걸어갈 길이 결코 평탄하지 않겠지만
이 길을 계속 간다면 그 길의 끝까지, 우리도 옆에서 계속 함께 할게.






10년이 기대되는 가수 허영생.
그녀는 노래로 더 갈 리 없다고 했지만 나는 허영생이 평생 노래를 하고 살 것 같은데.
당신은 아닐지 몰라도 나는 그래. 그 프로그램에 당신이 아니라 내가 나왔다면 난 그랬을거야. 참 공정하네. 안 그래?



사람 입이라는게 어찌나 경박스러운지.

허영생에게 노래로 더 이상 갈 것 같지 않다고 했던 그녀는 지금 서른여섯이랬다.
서른 여섯. 세상 이치를 다 알았다고 볼 수 없는 나이지만 적어도 자기 생각은 제어하고 사리 분별은 할 수 있는 나이 아닌가.
보컬 트레이너란다. 실력있는 후배를 양성한단다. 옛날에 가수였단다.
그래서 본인의 말은 정말 '가장 공정하고 정직한'것인 줄 알았나보다. 아니면, 자극적인 것을 좋아하는 엠넷이고 시청자이니, 옳지 허영생 안그래도 내 눈에 안차는데 너 잘 걸렸어. 이런 마음이었을까?
사적인 자리에서의 발언이라면 내가 이렇게 말해서도 안되는 거고 이런식으로 그녀의 말을 걸고 넘어지지 않는다.
문제는 많은 시청자가 보는 공적인 방송에서 그런 망언을 했다는 것이다. 공과 사는 구분할 줄 알아야지.
아직은 많이 미흡하다는 말이었다면 팬들이 이렇게 길길이 뛰지 않았다. 나도 마찬가지고.
팬들도, 허영생 본인도 지금의 허영생에게 만족하고 있지 않으니까.
하지만 노래에 목을 매고 있는 사람에게, 가수였다는 사람이 - 그러므로 노래하는 사람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그녀가- 한 가수의 미래를 10년을 운운하며 짓밟아버리다니.
아이돌 가수니까, 아이돌 가수의 리드보컬이라야 동네에서 좀 생기고 노래 좀 하는 애 데려다 썼을테니 걔들 노래야 거기서 거기고 들으나 안 들으나 똑같지 뭐. 이런 생각이었을까?
보컬 트레이너라는 사람이 안목이 그 정도밖에 안 된다니 그녀에게 트레이닝 받는 '실력파 후배'들이 정말 안쓰러울 뿐이다. 도대체 저런 경박스러운 말을 저 나이가 먹어서도 하는 이런 사람에게 뭘 배우려고 애쓰는 걸까.
그녀의 예전 노래를 들어보거나 하더라도 허영생은 그녀의 취향에서 참 빗나가 있기는 하다.
그런데 보컬 트레이너라는 사람이, 음악하는 사람이 취향은 한쪽으로 기울어 있다 하더라도 안목은 제대로 돼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
한 사람 말 가지고 참 가지가지 한다 싶을지도 모르겠다 남들 눈에는.
하지만 말이라는게 칼보다 더 무섭고, 말로 입은 상처는 백 사람이 짓밟은 몸의 상처보다 오래가는 법이다.
힘든 환경에서 자기 실력 키우면서 더 높은 곳을 향해 욕심내고 있는, 아직은 한없이 어린 스물셋의 미래를 단호히 없다고 단정짓는 그녀의 언사는 통찰력인가 배짱인가 혹은 만용인가.

그래놓고 미니홈피에 올린 사과문은 더 어이가 없어서 혀를 차게 만들었다.
이게 과연 서른 여섯. 서른의 중반을 넘어 불혹을 향해 가는 사람이 할 수 있는 사과이며 언사인가.
허영생씨에게 미안하다고 사과를 전해달라고 한다. 내가 왜? 우리가 왜? 잘못한 건 그녀이지 팬이 아니다.
말은 다 해 놓고, 전부 들쑤셔 놓고 본인 딴에는 어린 애들이 왁왁거리고 일어나니까 일단 급한 불은 꺼야겠으니 옛다 여기 사과. 하고 툭 던지면서 니 좋아하는 그 오빠한테 전해. 이 뜻 아니냐고.
일단 사과하겠다니. 일단이라니. 일단 사과 해 놓고 다음엔 내가 언제? 하며 어물쩍 말 뒤집고 묻어 넘기려는 속셈이겠지.
또 허영생처럼 본인 취향 아닌 가수 나오면 '제 뛰어난 식견으로는 왜 노래하는지 모르겠어요.' 이러고 누구 등에 칼을 꽂으려고?
새벽에 잠 못 이루지 말고 주무십쇼라니.. 정말 이 마지막 부분을 보면서 피가 거꾸로 솟는 기분이었다.
버블시스터즈가 망해버린 이유가 있었구나. 이 여자는 아주 기본적인 예의조차 되어 있지 않다. 노래에 앞서, 기본적인 인성부터가 엉망이라고. 한참 어린 애들한테 나쁜 소리 들어서 기분이 나빴을까? 본인 입 간수 못해서 벌어진 일인데? 그래서 자려다가 마지못해 사과글 한 번 갈겨 쓰고 이제 니들도 얌전히 자라 좀 날뛰지 말고. 이런 심정으로 '사과문이랍시고' 쓰셨나보네.
노래를 잘 하면 뭐하나. 실력이 있으면 뭐 하나. 기본이 되어 있지 않은데. 어떤 의미로건, 그녀는 내게 실패자 그 이상으로 보이지 않는다.

그리고 그녀는 이후 미니홈피를 닫았다.
자신의 말에 당당했다면, 그것이 비난이 아니라 진짜 '비판'이었다면 (전혀 그렇게 들리지 않았지만) 그녀는 미니홈피를 닫지 않고 당당했어야 옳다. 사람들의 아우성을 이기지 못하고 미니홈피를 닫아버렸다면 자신의 말에 책임지지도 못하고 스스로의 잘못을 시인한 꼴이 아닌가. 그렇다면 방송에서, 본인이 그런 한심한 말을 내뱉은 그 방송에서 자기 말을 사과하고, 공식적으로 잘못을 시인하고, 그러면 되는 일 아닌가. 대체 어떤 쓸데없는 아집으로 그녀는 되먹지 않은 사과문을 던지고 침묵하고 있나. 자신에 말에 책임지지 못한다면 그런 악담을 하지 말았어야 했다. 열심히 살고 있는 사람에게 그러지 말았어야 했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그녀에게 뭔갈 배우려고 온 그녀의 학생들이 참으로 불쌍하다. 그녀의 경박한 언사와 이후 소위 '사과문'이라는 어이없는 글을 보건대 기본적인 인성조차 제대로 갖추지 못한, 누군가를 가르치고 너그럽게 감싸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여자에게 그래도 뭔가 배워서 내 꿈을 이루겠다고 찾아온 그 학생들이 참으로 불쌍하다.

그리고, 그녀. 남의 10년후 미래까지 들먹일 정도로 식견 뛰어나고 통찰력 있는 그녀가 왜 본인 가수생활에는 한치 앞도 보질 못해서 10년은 고사하고 순식간에 그렇게 힘없이 스르르 사라져 버렸을까. 그러고도 누군가의 10년 후를, 창창한 미래를 함부로 언급할 자격이 있는걸까.

어른이면 어른다움을, 선배라면 선배다움을 배우길 바란다. 아직도 가능성을 다 펼치지 않은 후배에게 넌 안돼. 가 아니라 선배답게, 인생 더 살아온 어른답게 네가 왜 지금 부족한지, 네 미래를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하는 지 조목조목 이야기해주고 진심으로 후배의 앞길이 더 편하기를 바라는 진정한 어른의 모습을 보이기 바란다.

아집과 편견에 둘러싸여 아직도 본인이 뭘 잘못했는지 모르고 그냥 길 가다 불똥 튄 식으로 생각한다면, 그렇다면 나는 더 할 말이 없다. 그렇다면 그녀는 정말로 불쌍한 사람이고 그런 사람에게 들리지 않을 충고를 하는 건 나 자신에게도 시간낭비이니까.

다만 지금이라도 자기 잘못을 깨닫고 남들 뭐라 하기 전에 스스로부터 잘 알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덧붙이자면, 이미 실망할대로 실망해서 더 이상 할 실망이 없었던 엠넷이지만 이번 일로 정말 케이블이 나락으로 떨어졌구나. 싶었다. 자극적인 방송의 흐름에 항상 선두를 잡고 있던 엠넷인 건 익히 알고 있었지만, 엄연히 활발히 활동중인 한 가수에 대한 이런 인신공격성 발언을 일말의 편집 없이 그대로 공적인 방송에 내보냈다는 것에 대해 실망을 넘어 케이블 방송에 대한 혐오까지 느끼는 바이다. 엠넷은 방송사가, 미디어가 지고 있는 책임과 영향력을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길 바란다. 이미 대중을 사로잡는 데에만 정신이 팔려 기본적인 방송의 윤리조차 생각하지 않고 온갖 독설과 인신공격, 그리고 선정적인 내용을 고르고 고르는 데만 혈안이 되어 있는 당신들 또한 자신들이 하고 있는 일이 뭔지, 어른으로써, 프로로써 자신들의 책임이 뭔지 곰곰히 생각해 보길 바란다.

by 벚꽃지다 | 2008/07/14 01:52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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